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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의 시선/이런저런 이야기

(블라인드) 공기업 연봉 순위가 의미 없는 이유_안타까운 임금 인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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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저를 포함한 공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공무원도 아니고, 사기업도 아닌 공기업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거였습니다.

 

공무원에 준하는 고용 안정성 + 사기업에 준하는 급여

 

그런데... 요즘은 '와... 물가가 3%, 4%씩 오르는데 급여가 이렇게 적게 올라도 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대기업들이 매해 5%씩 연봉을 인상해주는데 공기업은...?

 

 

한전KPS는 예외인지 모르겠으나... 공무원 보수 인상률이 1.7%밖에 안되죠? 그럼 공기업&공공기관도 저 인상률을 기준을 따라가기 바쁩니다. 아니, 저것보다 더욱 낮은 인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기업 종사자라면 치를 떠는 '임금 가이드라인'이 몇 년째 강요되면서 임금 수준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놀랍게도 21년 말 임금 가이드라인은 0.9%로 책정되면서 거의 모든 공공기관들이 동결 수준으로 박살이 나버렸죠. 이때 물가가 폭등함에 따라, 대기업들은 기본 5%, IT업계는 수십% 까지 인상되는 걸 보면서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블라인드 보면 농어촌 공사, 부교공 등을 비롯하여 한국자산관리공사도 0.9%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A매치 중에 하나인 한국거래소도 임금 가이드라인을 피하지 못했고요.

 

저희 회사 노조도 참 많이 싸웠는데... 근데 21년, 22년 파멸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는데 솔직히 물가 상승률만큼은 임금 인상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가이드라인은 누가 짰는지 욕이 턱끝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급여를 무조건 적게 준다고 해서 나라 재정이 좋아진다고 여기면 안 되는 것이 만약에 충분한 임금을 주지 않으면 부패할 유인이 매우 커집니다.

 

우리은행, 오스템임플란트 등 횡령 사건으로 수백억 그냥 날아간 거 보셨죠? 한두 명의 부패한 직원이 회사에 얼마나 큰 유무형의 손실을 입히는지는 불과 1~2년 전만 돌아보더라도 명확해집니다. 게다가 각종 인허가 및 금융 시스템을 관리하는 공기업에서 이런 부패행위가 발생한다?

 

금전적으로만 봐도 수백억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볼 때도 공기업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없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인 비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먹고 살 수 있게 해 줬으면 됐지... 이미 많이 벌잖아... 정년이 보장되어 있잖아...라고 하는 말도 분명 사실이지만, 요즘 공기업&공공기관에 대한 처우가 악화된 것도 분명히 사실입니다.

 

그리고 처우가 악화되면 직업의 윤리의식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고요. 당연히 부패한 직원들이 욕먹고 감옥에 가야 하지만,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이런 일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처우 개선을 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글을 쓰다 보니 다소 격앙되었지만... 이런 생각은 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블로그, 개인 사업, 투자 등으로 딴생각을 안 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요즘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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